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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싱싱이 글쓴날 2025.12.05 조회 89
제목 : 첫눈 내린 날, 절임배추 여정을 마무리 하며

밤사이에 하얀 눈이 소복하게 내려앉은 아침입니다.

계단 옆 국화꽃은 제 할 일을 모두 끝낸 듯,

머리 위에 하얀 눈 모자를 쓰고 조용히 서 있네요
 


빗자루를 들고 눈을 쓸며 축사로 향하는 길

뽀드득 뽀드득아무도 밟지 않은 눈을 밟는 소리가

유난히 또렷하게 들리고 하우스 위에도

눈이 꽤 많이 내려 있었어요
 


 

올해 첫눈이지만,

생각해보면 지난해에도 눈을 맞으며

절임배추 작업을 마무리했었지요.

이상하게 절임배추 시즌의 끝자락엔

늘 눈이 함께하네요.
 


 

올해도 지난해처럼 눈이 내리는 날,

마지막 택배 발송을 끝내며

35일간의 긴 여정을 마쳤습니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35.

일해주시는 분들과 함께 배추밭을 오가며

배추를 뽑아 나르고, 절이고 씻고 포장하고

운송장을 뽑고, 전화와 문자까지

처리하는 날들이 이어졌습니다.

정말 그럴 때는 몸이 한두 개 더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더라고요.
 


 

그래도 점심식사 준비와 새참 챙기기 같은 일들은

어느 하나도 소홀히 할 수 없지요.

지인께서 보내주신 어묵으로

추운 아침마다 뜨끈하게 끓여 낼 수 있엇고

모두가 힘을 모아야 가능했던 시간들이니까요.

오늘은 마지막 택배를 보내고 작업장을 청소하다 보니

어느새 하루해가 저물어 어둑어둑해졌습니다.

사람이 하는 일이니 실수도 없는 건 아니죠.

이번에는 같은 곳에 택배를 두 번 보내는 실수도 있었는데,

그냥 이웃 분께 나눔 하시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받은 분께서 오히려 여기저기 알아보시고

직접 판매해서 금액을 입금까지 해주셨습니다.

이런 고객 분들 덕분에

힘든 일 속에서도 따뜻함을 느끼곤 합니다.
 

돌아보면 매년 이맘때면

늘 손이 모자라고 정신없는 날들이 이어지지만,

그만큼 보람도 큰 것 같습니다.

하얗게 쌓인 눈처럼,

올해도 우리 손으로 차근차근 쌓아 올린

35일의 시간들이 고스란히 남아 있네요.

이 겨울, 한 해의 마지막 절임 배추를 기다려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내년에도 정직한 마음으로 찾아뵙겠습니다.

 



[싱싱이]님 이2025-12-05 오후 8:56:37에 남긴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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