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정말 날씨가 맑고 화창해서 마음까지 설렙니다.
이젠 본격적으로 농촌이 분주해지는 시기, 농부들의 발길도 손길도 바빠지는 때지요.
다음 주에는 드디어 모내기를 해야 해서 못자리를 자주 들여다보게 되는데요,
못자리의 짙푸른 초록빛을 보고 있자면 괜스레 그 위에 뒹굴고 싶은 생각까지 듭니다. ㅎㅎ
모내기를 준비하며 논두렁을 정리하다 보면 꼭 발견하게 되는 반가운 얼굴이 있습니다.
바로 미나리예요.
풀과 함께 숨바꼭질하듯 숨어 있지만, 연하고 부드럽게 자라난 미나리를 제법 많이 뜯어왔습니다.
산뜻한 향이 나는 돌나물도 함께 채취해서 미나리와 섞어 매콤한 물김치를 담가봤어요.
시원하면서도 알싸한 그 맛, 벌써부터 밥 한 그릇 뚝딱할 것 같네요.
텃밭을 살피다 보니 뜻밖의 손님도 발견했습니다.
고랑 사이로 뭐가 줄지어 나고 있길래 자세히 들여다보니,
작년에 들깨를 손질하면서 날려 보냈던 씨앗들이 그 자리에서 자라나고 있더라고요.
정말 생명의 힘이란 놀랍습니다.
이렇게 잘 자라고 있는 게 아까워서라도 깻잎이라도 먹을 수 있게 정성껏 키워보려고 해요.
그리고 오늘은 어버이날.
95세이신 친정 어머님께서 고기가 드시고 싶다고 하셔서
가족들과 함께 어머님이 좋아하시는 갈비 집으로 향했습니다.
자주 가는 곳인데, 맛이 달지 않고 고기가 부드러워 어머니가 특히 좋아하시는 집이에요.
직원들도 친절하고 분위기도 조용해서 어르신 모시기 참 좋답니다.
카네이션과 함께 용돈도 조금 챙겨드리고, 이렇게 뜻깊은 하루를 보냈습니다.
오랜만에 온 가족이 함께한 따뜻한 식사,
그리고 푸르른 들판과 자연의 선물들까지… 참 감사한 하루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