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비가 제법 많이 내리던 날, 밭 에서 일을 하기는 어려운 날이지만 축사에서 할 일이 많습니다. 예전에는 소들의 멋진 뿔이 자랑거리였고, 그 뿔이 멋있으면 소들도 더욱 멋있게 보였던 것 같습니다. 뿔이 곧 소의 인물처럼 여겨졌었지요. 그러나 뿔이 싸움의 무기가 되어 서로 다치기도 하고, 송아지들이 다칠 위험도 있습니다. 뿔이 빠져나가거나 송아지들이 뿔에 의해 상처를 입는 일이 생기면 출혈이 심해지는 경우도 있죠. 이런 이유로 요즘은 송아지들이 어릴 때부터 뿔이 자라지 않도록 조치를 취합니다. 보통 태어난 지 열흘 정도 지난 송아지들에게 이 작업을 하는데, 이 송아지들은 아직 몸이 작고 재빠르게 도망 다니기도 해서 잡기가 쉽지 않아요
하지만 조금만 손을 대면 다루기 어려운 송아지들도 안전하게 고정 시켜 놓고, 털 깎는 기계로 뿔이 자라는 자리를 정리해 줍니다. 그 후에는 약간의 상처를 내어 약이 잘 스며들 수 있게 해주고요
소들의 뿔은 아픈 느낌은 없다고 하네요. 사람으로 치면 손톱을 깎는 것과 비슷하다고 해서 송아지들도 큰 불편함은 느끼지 않는다고 합니다.
상처 부위에는 약을 잘 발라주고, 테이프로 감싸서 약이 흘러나오지 않도록 고정해 줍니다. 송아지들 머리에 모자를 씌우는 이유는 엄마 소들이 송아지의 약을 핥아 먹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송아지들은 처음에는 머리에 모자를 씌우는 게 이상하고 불편한지, "왜 이렇게 해요?"라며 울상을 짓기도 합니다. 그 모습이 귀엽기도 하고, 엄마 소들은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송아지를 지켜봅니다.
그런데 이미 경험을 한 선배 송아지들은 이 과정을 잘 알고 의젓하게 바라보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그냥 조금만 참으면 돼" 라는 듯이, 작은 송아지가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으로 조용히 있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웃음이 납니다 이렇게 송아지들의 뿔을 관리하는 일이 단순한 작업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사실은 아주 중요한 일입니다. 송아지들이 자라면서 다치지 않도록 미리 예방하고, 건강한 성장을 돕기 위한 과정이니까요. 그 작은 송아지들이 조금씩 자라는 모습을 보면 정말 뿌듯하고 보람이 느껴집니다.
이 일은 농사나 축산업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아주 일상적인 일이지만, 외부에서 보면 다소 신기하고 독특하게 느껴질 수 있겠지요.
[싱싱이]님 이2025-04-07 오전 8:30:49에 남긴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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